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20090317] 푸른하늘/화이트/유영석 앨범 수집기
    수집狂 - 음반 2009. 3. 17. 00:42

    참 오래전 이야기입니다.
    중학교시절이니까...80년대 후반이겠군요.

    푸른하늘이라는 그룹이 있었죠.
    정말 고운 음색으로 소녀들뿐 아니라 소년들까지 감동하게 만든 유영석이라는 보컬.

    남자로서 어떻게 저렇게 높은 음을 오르락 내리락 하면서 노래를 부를수 있는지 불가사의했고. 툭치면 눈물이 나올거같은 멜로디는 얼마나 절절하던지...

    처음에는 4인조로 시작했다죠. 푸른하늘.


    아주 촌스럽기 그지없는 자켓 마치 리어카에서 파는 테잎의 표지를 보는듯하지만, 첫곡부터 뿜어져나오는 겨울바다 라는 노래는 당대의 음악계를 흔들어놓았었죠.
    4인조 그룹입니다. 유영석, 박준섭, 이종석, 전영준...
    어라 송경호가 없죠?
    송경호는 2집(89년)부터 합류합니다...




    1집으로 이름을 알린 후 2집을 발표합니다. 역시 표지 구립니다...하지만, 저렇게 자음을 크게 쓰는 글씨체가 80년대 후반부터 90년대 초반까지 유행했드랬죠...아는 사람들은 압니다.
    형광팬으로 저런 글씨체 쓰면 예뻤다는거죠...

    아참 이때부터 3인조로 바뀌었을거에요. 유영석과 송경호, 그리고 박준섭의 구성이구요. 이때 송경호가 들어옵니다.
    트랙리스트를 보면 어이가 없습니다. 눈물나는 날에는 이라는 겨울바다 류의 서정적 발라드곡이 있긴 하지만, 당당히 4번트랙은 겨울바다...
    1집 타이틀 곡을 2집에 다시 싣는 대담한 구성이군요.






    3집입니다. 푸른하늘이 유영석과 송경호의 2인조 그룹(이라고 쓰고, 유영석 혼자 다하는 그룹이라고 읽습니다.)으로의 체제를 갖춘 때입니다.
    음악들을 들어보면, 유영석이 이때부터 자신의 곡을 쓰는 법<?>을 터득한듯 보입니다. 같은듯 하지만 다르고, 다른듯 하면서도 비슷한 음악들이 실려있는 3집은 성공을 거두고 1집의 겨울바다 이후 별다른 힛트곡 없던 푸른하늘은 두곡의 힛트곡을 추가합니다.



    4집입니다.


    버릴 노래가 없다 라는 말을 붙이기 좋은 앨범은 이때부터 시작입니다.
    서정적이고 눈물날거같은 멜로디의 타이틀과 조금씩 다른 분위기의 곡들이 가득한 채 높은 완성도를 자랑하죠.
    자신도 부르기 힘든 (실제 라이브를 들어보면 실망합니다. 자신의 곡을 원음으로 못부르니까요.) 곡들을 이용한 "감상용" 발라드를 양산해 냅니다.



    5집입니다.


    5집의 표지는 유영석의 여동생이 디자인했죠. 유주연이던가요... 표지에 보이는 저 문자들을 보면서 기괴하다 라는 생각을 했지만, 몇일 뒤에 저 의미를 알게되었을때 얼마나 놀라웠던지. 영어로 blue sky 라고 써있고, 한글로 푸른하늘이라고 써있습니다.

    이 앨범으로 푸른하늘은 가요톱텐 같은 가요프로에도 진출하여 언더에서 방송계로 진출하는 쾌거를 이룹니다.
    특히, 자아도취 라는 곡으로 그때 당시 가요프로그램에 모여라꿈동간 같은 큰 머리인형을 쓰고나와 노래하던 기억도 납니다 ㅡ.ㅡ;;; (왜그랬을까요....)

    이 앨범 역시 탄탄한 구성과 버릴곡 없는 노래들로 가득하죠.


    6집입니다.

    공식적인 푸른하늘의 마지막 앨범이죠.
    푸른하늘이 왜 해체했을까요?
    공식적으로 해체 이유를 밝힌 적은 없지만, 예상은 이렇습니다.

    눈물나는 초고음의 발라드에 재미를 잃은 유영석이 해체의 이유라고 생각됩니다.
    즉, 송경호와의 음악적 갈등을 이유로 말할 수도 있겟지만, 결국 송경호는 이후 뉴 푸른하늘 이라는 그룹으로 판도라의 상자 라는 노래로 데뷔했다가 쫄딱 망했죠.

    유영석이 하고싶은 음악은 무엇이었을까요? 제가보기엔 뮤지컬음악같은 장르가 아니었을까 합니다.
    바로 화이트 앨범과 같은 음악이요. 앨범 자체에 주제를 가지고 있고, 경쾌한 뮤지컬같은 느낌의 음악들...

    여하튼, 푸른하늘의 마지막 앨범은 다소 혼란스러운 분위기의 다양한 곡들로 채워져있습니다.
    사랑 그대로의 사랑이라는 곡은 대박을 치며, 대미를 장식하죠.



    화이트 1집입니다.


    푸른하늘을 깨버린 유영석이 김기형을 만나 만든 그룹입니다. 화이트...
    We Have Ideal Taste of Enjoyment 의 축약어입니다.
    첫곡부터 유영석이 왜 푸른하늘을 깨야했는지 보이는군요.

    자아도취에서 살짝 이런 기운을 보여준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어쨌든...음반 자체가 하나의 아동용뮤지컬 + 동화책한권 같은 느낌으로 이어집니다. 어느 영화의 사운드트렉이라거나 해도 믿을만 합니다.



    화이트2집

    유영석을 기다려오던 팬들은 새로운 그의 음악에도 사랑을 전했으며, 결국 화이트 2집이 발표되었습니다.
    화이트의 정점이라고 생각할만한 앨범이죠.
    하지만, 예전에도 그랬고, 이때도 그러하듯, 유영석의 능력이 너무도 걸출한 나머지, 화이트도 푸른하늘도 유영석의 개인그룹성격이 너무 강합니다.
    7년의 사랑과 사랑그대로의 사랑 이라는 이 두곡은 지금도 사랑을 주제로 한 컴필레이션 앨범이라면 빠지지 않는 레파토리가 되었습니다.



    화이트3집

    마치 동화책같고 뮤지컬같은 화이트의 음악...
    동화책과 뮤지컬도 계속 보다보면 질리듯, 화이트의 음악은 그 끝이 너무도 빨리 다가오게 되었습니다.
    네모의 꿈이라는 명곡을 만들어내긴 했지만, 기울어지는 느낌은 어쩔수 없었죠.



    화이트4집

    나온지도 모르고 나왔다가 사라져버린 화이트 4집입니다.
    화이트의 쇠퇴는 유영석의 쇠퇴를 의미합니다.
    그가 아니면 할수 없던 음악들이 이젠 가요게에 넘쳐나는 세상이 되었죠.
    결국 유영석의 희소가치는 사라져버리고, 화이트도 푸른하늘도 2000년대의 시작과 함께 뭍혀가는 느낌이었습니다.



    화이트뱅크


    유영석과 정말로 비슷한 사람이 한명 또 있었죠. 동시대에 활동하던 뱅크의 정시로 입니다.
    둘의 공통점은 다음과같죠.

    1. 그룹은 있지만, 혼자만 유명하다 (푸른하늘 = 유영석 + 송경호 / 화이트 = 유영석 + 김기형 / 뱅크 = 정시로 + 설처용)
    2. 둘다 남자들이 부르기엔 거의 불가능한 고음의 노래를 부른다.
    3. 둘다 발라드로 유명해졌지만, 실험적인 음악을 위해 계속 노력했다...

    이정도?

    이 두사람이 뱅크와 화이트 라는 그룹을 정리할때 쯤, 화이트뱅크 라는 이름으로 프로젝트 그룹을 만듭니다.
    말 그대로 화이트에서 혼자만 유명한 유영석과 뱅크에서 혼자만 유명한 정시로의 만남이죠.

    아아....희대의 괴작이여...



    군대를 다녀와보니 그 이름은 이제 뭍혀버리고...


    이렇게 다시 유영석이라는 이름으로 돌아와있었습니다.

    하지만, 그것도 잠깐...

    유영석이 솔로로 활동을 하던 중 성대에 이상이 생겨서 지금은 노래를 부를 수 없게되어버렸다고 합니다.
    그 아름답고 고운음색을 더이상 들을 수 없는 것이 얼마나 안타까운지 모릅니다.

    그래서 이렇게 음반을 가지고 있음에 감사하고 있는 것이구요...

    다음달쯤이면 아마, 유영석 헌정앨범이 발표될 것으로 보입니다.
    유영석의 수많은 힛트곡들을 후배가수들이 부른 앨범이죠.

    이제는 노래를 부를 수 없어서 음악감독으로의 인생을 새로 시작했다는 유영석에게는 더할나위없는 선물이 되겠지요...

    한때 당대음악계의 아이콘이었던 유영석의 음악을 쭈욱 늘어놓고 보니 90년대가 엊그제같다는 느낌이 듭니다...

    이런 가수가 다시 나올수 있을까요???


    오늘은 3월 28일입니다.

    유영석의 솔로앨범을 한장 더 구했네요...이놈의 집착 ㅎㅎ


    2009년의 마지막 즈음하여 유영석의 20주년 기념앨범이 발매되었습니다.
    더블CD구요. 힛트곡들을 재해석하여 부른 노래들을 모았습니다.

Designed by Tistory.